캐나다 디자이너의 새벽 감성 노트

2021. 1. 8. 20:32디자이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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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온지 7년이 지나고 8년차가 되었다.

 

개발자로 전향했다고 말을 하지만 나의 시작은 디자이너였고 아직까지 내가 스스로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취미생활로 포토샵 가끔씩 써보던 일식당 요리사에서 광고회사 파트타임 주니어 그래픽 디자이너를 지나 IT회사의 웹디자인, UI/UX디자인 그리고 현재 캐나다 대기업에서 웹개발자 및 부서내 UX 디자인 담당이 되기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나의 스토리.

 

요즘들어 새벽에 코딩공부를 하지만 내가 느낀건 새벽 코딩은 논리보단 감성코딩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새벽에는 좀 더 감성적으로 내가 겪어온 디자인, 내가 바라본 디자인, 내가 나아가야할 디자인에 대해서 조금씩 노트를 남겨볼까 한다.

 

비전공자에 대학자퇴 후 캐나다 2년제 컬리지 역시 비전공으로 졸업을 하고 운이 좋게 디자이너로 발디딤을 할 수 있었던 나에게 수많은 책과 이론들보다는 실무에서 보여지고 느끼는 것들이 먼저였던 것 같다. 그리고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이 보여서 조금씩 관련 블로그나 커뮤니티 글들을 읽어왔고 조금씩 나만의 디자인에 대한 시각을 형상화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도 회사 내에서 누군가를 뽑을 수 있는 위치가 되었을 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어떤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이너일까?'

 

'어떤 능력을 가진 디자이너가 좋은 팀원이 될까?'

 

그리고 아무 스펙도 없던 내가 운좋게 회사에 들어와서 적응해온 과정 그리고 발전해온 과정을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가장 첫번째로 내린 결론은 '잘하는 디자이너' 보다는 '진화하는 디자이너' 였다.

 

나는 결코 '잘하는 디자이너'가 아니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 정의를 하라고 한다면 '진화하는 디자이너' 라고 말하고 싶다.

 

스스로 부족한 걸 잘 알았기에 어떻게든 시야를 넓이고 다양한 시도를 했던 것 같다.

 

그러면 '진화하는 디자이너'가 되기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기준을 가졌냐에 대해 물어본다면 현재의 나는 한가지를 말할 것 같다.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잘 알고 잘 섞는 사람

 

1~2년차 디자이너일 때 가장 많이했던 실수를 꼽으라면 나는 '디자인' 보다는 '미술/예술'을 추구했던 것 같다.

좀 더 특이하게 새롭게 '나 자신을 남에게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교만이 아니었을까?

 

회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혹은 상품/서비스를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디자이너로서 '상품/서비스가 아닌 나 자신을 드러내려했다'는 건 정말 큰 실수 였다.

 

3년차가 되고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디자인은 '나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에게 상품/서비스/아이디어를 잘 이해할 수 있게 소개해는 것'이었다.

 

디자인의 더 자세한 정의를 알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Design is visual communication and problem-solving.'

'디자인은 시각적 의사소통 그리고 문제해결이다.'

 

시각적 의사소통. 내가 일방적으로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말하려 하는 바와 듣는 상대가 얻으려는 바를 상호방향으로 이해해야한다.

 

문제해결. 그 대화에서 양쪽이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것인지를 알아야한다.

 

이 문장 하나로 나의 디자이너로서의 제 2의 인생이 시작된 것 같다. 특히 이 문장에 나에게 있어서 UX 디자인으로 넘어가고 개발자로 넘어갈 수 있게한 가장 큰 체크포인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직도 진화중인 디자이너이지만 혹시 이제 디자이너로서 첫 발을 디뎠거나 다음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려고 하는 디자이너 분들이 있다면 이 한 문장이 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감성이 다 떨어졌다.

 

커피나 내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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